만 19살 100만원을 밑천 삼아 청바지 수입일을 시작하여 억단위의 돈도 벌어 보았고, 1994년부터 2003년 말까지 직장생활하면서 실패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모든 일은 나로인해 시작되어 성공했다고 생각했고,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2003년 말경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현실성 부족이란 이유로 거절당했다. 과다한 자신감 때문이였을까? 착각 속에 살고있던 나는 재설득을 포기한채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창업하면 설득할 필요도 없고, 스스로 선택하여 실행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깨지고 부셔져봐야 자신을 직시할 수 있는 것일까? 벌거벗겨진 몸뚱이로 세상에 던져져서야, 지금까지의 성공은 기업의 인프라와 동료 덕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를 지탱해준 기업의 터울이 사라지자 도와주겠다던 사람들은 사라졌고, 과거에는 기획과 마케팅만 신경쓰면 그만이였는데, 창업을 하자 모든 것을 스스로 처리해야 했다.


별것도 아니라며 무시했던 일들이 얼마나 어렵고 귀찬은 것인지, 무시했던 동료들의 일들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 깨지고 부셔지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던 것은 나와 관계를 맺고 있던 사람들 덕분이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창업하면 상사의 설득도 필요없고, 까탈스러운 개발부서 설득도 필요없고, 멍청한 동료를 무시해도 그만이고, 스스로 선택해서 실행하면 그만이니 얼마나 좋겠냐며 부러운 시선을 보내던 사람들, 창업하면 [모든 것을 잘해야하고] [동료를 얻기도 어려우며] [투자 받기 어렵고] [때되면 들어오던 월급도 없고] [잘난줄 알고 있는 당신을 무시하는 사람이 넘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기회가 쥐어지지 않는다고 한숨쉬기 전에, 기회를 잡기위해 좀더 노력할 필요가 있고, 상사 설득이 어렵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전에, 설득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의사소통이 않된다며 멍청한 동료라고 욕하기 전에, 동료가 있어서 당신이 편하게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할 필요가 있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던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감사해야 한다.




Posted by 전설의에로팬더